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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1일 화요일

동물이 사람 젖을 먹는다면? -2-

15세기 프랑스...거듭된 기아와 때마침 불어 닥친 매독의 창궐로 프랑스의 영유아들은 제대로 젖을 빨지도 못하고 죽어갔다.

"산모들이 먹지 못해서 젖이 안 나옵니다! 그 나마 젖이 나온다 해도 매독에 걸린 산모라서 젖을 애들한테 먹일 수도 없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프랑스 애들은 다 죽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프랑스에서는 모유의 대체재인 동물 젖을 아이들에게 먹이겠다는 결단을 내리게 된다.

"갈레노스 아저씨도 동물 젖이 사람에게 좋다고 했어! 꿩 대신 닭이라고, 사람 젖이 없으면 동물 젖이라도 먹여!"

이리하여 프랑스에선 동물 젖을 ‘고아들’에게 먹이게 된다. 더불어 매독에 걸린 산모들도 자신의 젖 대신 동물 젖을 구해 먹인다. 이렇게 위기를 벗어나게 되자 사람들은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다.


"과연 어떤 동물 젖이 인간에게 가장 좋을까? 젖이야 모든 동물에서 다 나오잖아? 그 중에서 제일 좋은 걸 골라 먹으면 좋지 않을까?"

이렇게 보면 인간이란 게 참 못돼서 불쌍한 동물들 젖을 착취하는 존재처럼 보여 질 것이다. 그런데, 역사상의 기록을 보면,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했던 기록이 있다. 사람 젖을 동물이 빨았던 기록이 말이다(개가 사람을 물면 기사가 안 되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기사가 된다는 언론학 교과서의 한 페이지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미국의 소아과 의사였던 윌리엄 듀이스가 그의 저서인 ‘어린이들의 치료법에 대한 논문’이란 저서에서 주장한 내용인데,


"여성들이 임신 7개월이 되면 어리지만 튼튼한 강아지들에게 산모의 젖을 빨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산모의 유두를 단련시키고, 젖의 분비를 촉진하며, 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

라고 주장한 것이다. 만약 윌리엄 듀이스가 그저그런 돌팔이 의사였다면, 그냥 무시하고 넘어 갈 일이었겠지만, 당시 듀이스는 미국에선 나름 저명한 의사로 통했다.

"저 자식 저거 미친 거 아냐? 사람 빨기도 바빠 죽겠는데, 개한테 젖을 빨게 하라고?"

"젖꼭지 단련은 남편이 알아서 잘 해주는데, 이게 무슨 개소리야?"

"가뜩이나 애한테 젖꼭지 뺏겨서 심란한데, 이제 개한테도 나눠주라고?"

사람들의 반발은 만만치 않았다. 아니, 반발 정도가 아니라 거의 사회적 파장 수준이었다. 윌리엄 듀이스는 '개를 사용한 유두단련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 무수한 비난여론과 맞닥뜨려야 했다. 결국 듀이스도 한 발 양보하게 되는데,

"그렇게 기분 나쁠 일도 아닌데...정 그렇게 찜찜하면, 유모나 젖 빨기에 숙련된 사람이 강아지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어. 그건 네들이 평소에 하는 짓이잖아. 안 그래?"

듀이스는 이렇게 부랴부랴 자신의 논문을 '수정'해 공표하게 된다. 당시로서는(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사람의 젖꼭지를 개에게 양도한다는 것에 큰 거부감을 느꼈던 듯 하다. 여기에는 단순히 젖꼭지가 모유수유의 창구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 같으면, 개가 빨던 젖꼭지를 다시 빨고 싶겠냐?"

"젖꼭지 단련이 필요하면, 우리가 해 주면 되잖아! 그 좋은 걸 왜 남도 아니고, 개한테 맡겨야 하는데?"

어쨌든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사람이 동물 젖을 뺏어먹는 게 아니라 사람 젖을 동물에게 빨게 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다니 역시 세상사는 요지경이라 할 만하다.



동물이 사람 젖을 먹는다면? -1-

요즘이야 분유보다 모유가 훨씬 더 좋다는 게 알려졌지만, 이런 사실이 알려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편의성과 여러 사정에 의해 분유가 모유보다 더 각광을 받았다(요즘도 분유는 여러 사정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 그나마 저출산 분위기 덕분에 '1명을 낳더라도 제대로 키우며 된다!'라는 논리로 직장에 나간 엄마가 직접 착유기를 가지고 모유를 짜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분유 먹일 바에는 차라리 내가 젖소가 될 거야!"

"모유를 먹이려면, 애를 데리고 다녀야 하잖아."

"착유기로 젖을 짠 다음에 냉동실에 얼려 놓으면 돼. 분유 먹이느니, 냉동 된 모유를 해동시켜 먹이는 게 아이에게는 훨씬 더 좋아."

불과 한 세대 전만 하더라도 분유를 먹이는 게 일반화 되었는데, 지금에 이르러서는 여러 불편함이 있어도 부득불 모유수유를 고집하는 주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 세대 만이 동물젖을 포기하고, 사람 젖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긴 아무리 따져 봐도 소젖이 사람 젖보다 사람에게 좋을 리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럼 동물 젖은 언제부터 먹었을까?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당나귀 젖이 면역성과 해독성이 높아서 애들한테 좋다고 설파했고, 갈레노스(Claudios Galenos : 고대 로마의 의사이자, 해부학자. 그리스 의학을 집대성해 유럽의학 체계를 만들었다. 그의 이런 노력은 이후 유럽 의학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보존성을 위해서 환자들 침대 옆에 당나귀를 묶어놓고 틈나는 대로 '빨라고' 처방을 내렸다.

"바로 옆에서 젖을 착유하니까...이건 착유가 아니라 바로 섭취지? 여하튼 바로 옆에 있으니까 신선하지. 먹고 싶을 때 바로 먹을 수 있으니 신속하지...게다가 천연 보온되니 먹는데 부담도 없지. 환자들의 회복을 위해서는 당나귀를 침대 옆에 묶어 놓는 게 최고라니까!"


갈레노스의 이런 주장은 이후 유럽 의학계의 하나의 '절대 가치'로 인정받게 된다(갈레노스의 의학적 견해는 일단 인정하고 들어갔다). 그러다보니 동물 젖에 대한 이론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됐는데...15세기가 되면서부터는 갈레노스의 이론을 인정하기 싫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영아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프랑스는 지도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 애를 더 낳으면 될 거 아냐?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서...그래, 애 낳을 때마다 20, 30만원씩 쥐어주면 애 낳을 거야."

"장난 하십니까? 그런다고 해결될 문제라면 대한민국은 벌써 인구 1억이 넘었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문제는 힘들게 애를 낳아도 애들이 굶어죽는다는 겁니다! 낳기도 힘든 애들인데, 낳자마자 굶겨죽이면 어쩝니까?"

그랬다. 15세기 프랑스의 상황...그 중에서도 영유아와 산모의 상황은 최악 그 자체였다. 계속 된 기근으로 당장 성인들 먹을 것도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산모들과 아이들에게 돌아갈 몫이 제대로 있을 수가 없었다. 그 나마 먹을 게 들어간다 하더라도 제대로 젖이 나오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당시 유럽을 휩쓸던 공포의 성병 '매독' 덕분에 아이들에게 젖을 먹일 수 없는 형편이 되었다. 과연 프랑스는 이 난관을 어떻게 돌파했을까?


매독이란?
성적 접촉에 의해 전파되는 트레포네마 팔리듐균(Treponema pallidum)이 매독의 원인균이다. 매독균으로 인해 생성된 피부궤양에 직접 접촉할 때 매독균에 감염된다. 피부궤양은 성기 부위, 질, 항문, 직장 등에 잘 발생하지만 입술, 구강 내에도 발생할 수 있다. 매독균은 임신한 여성에게서 태아로 전파될 수 있다. 그러나 화장실 사용, 문 손잡이, 수영장, 욕조, 식기 등을 통해서는 전파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