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들이 먹지 못해서 젖이 안 나옵니다! 그 나마 젖이 나온다 해도 매독에 걸린 산모라서 젖을 애들한테 먹일 수도 없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프랑스 애들은 다 죽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프랑스에서는 모유의 대체재인 동물 젖을 아이들에게 먹이겠다는 결단을 내리게 된다.
"갈레노스 아저씨도 동물 젖이 사람에게 좋다고 했어! 꿩 대신 닭이라고, 사람 젖이 없으면 동물 젖이라도 먹여!"
이리하여 프랑스에선 동물 젖을 ‘고아들’에게 먹이게 된다. 더불어 매독에 걸린 산모들도 자신의 젖 대신 동물 젖을 구해 먹인다. 이렇게 위기를 벗어나게 되자 사람들은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다.
"과연 어떤 동물 젖이 인간에게 가장 좋을까? 젖이야 모든 동물에서 다 나오잖아? 그 중에서 제일 좋은 걸 골라 먹으면 좋지 않을까?"
이렇게 보면 인간이란 게 참 못돼서 불쌍한 동물들 젖을 착취하는 존재처럼 보여 질 것이다. 그런데, 역사상의 기록을 보면,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했던 기록이 있다. 사람 젖을 동물이 빨았던 기록이 말이다(개가 사람을 물면 기사가 안 되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기사가 된다는 언론학 교과서의 한 페이지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미국의 소아과 의사였던 윌리엄 듀이스가 그의 저서인 ‘어린이들의 치료법에 대한 논문’이란 저서에서 주장한 내용인데,
"여성들이 임신 7개월이 되면 어리지만 튼튼한 강아지들에게 산모의 젖을 빨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산모의 유두를 단련시키고, 젖의 분비를 촉진하며, 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
라고 주장한 것이다. 만약 윌리엄 듀이스가 그저그런 돌팔이 의사였다면, 그냥 무시하고 넘어 갈 일이었겠지만, 당시 듀이스는 미국에선 나름 저명한 의사로 통했다.
"저 자식 저거 미친 거 아냐? 사람 빨기도 바빠 죽겠는데, 개한테 젖을 빨게 하라고?"
"젖꼭지 단련은 남편이 알아서 잘 해주는데, 이게 무슨 개소리야?"
"가뜩이나 애한테 젖꼭지 뺏겨서 심란한데, 이제 개한테도 나눠주라고?"
사람들의 반발은 만만치 않았다. 아니, 반발 정도가 아니라 거의 사회적 파장 수준이었다. 윌리엄 듀이스는 '개를 사용한 유두단련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 무수한 비난여론과 맞닥뜨려야 했다. 결국 듀이스도 한 발 양보하게 되는데,
"그렇게 기분 나쁠 일도 아닌데...정 그렇게 찜찜하면, 유모나 젖 빨기에 숙련된 사람이 강아지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어. 그건 네들이 평소에 하는 짓이잖아. 안 그래?"
듀이스는 이렇게 부랴부랴 자신의 논문을 '수정'해 공표하게 된다. 당시로서는(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사람의 젖꼭지를 개에게 양도한다는 것에 큰 거부감을 느꼈던 듯 하다. 여기에는 단순히 젖꼭지가 모유수유의 창구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 같으면, 개가 빨던 젖꼭지를 다시 빨고 싶겠냐?"
"젖꼭지 단련이 필요하면, 우리가 해 주면 되잖아! 그 좋은 걸 왜 남도 아니고, 개한테 맡겨야 하는데?"
어쨌든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사람이 동물 젖을 뺏어먹는 게 아니라 사람 젖을 동물에게 빨게 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다니 역시 세상사는 요지경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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